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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조각가 ‘신구 스스무’를 만나다.사람과 자연과 예술이 조화를 이루는 기적의 미술관 “바람의 뮤지엄”으로

최종 수정일: 8월 18일



세계적인 조각가인 ‘신구 스스무’ (1937~)는 바람과 물로 움직이는 유일무이한 조각작품을 만드는 예술가입니다.


마치 살아있는 듯한 자연스러운 움직임의 조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그 이야기를 듣기 위해 그의 작품을 볼 수 있는 효고현 산다시에 위치한 “신구 스스무의 바람의 뮤지엄”(이하 바람의 뮤지엄)을 방문했습니다.

(취재, 글: 이시가키 구미코)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바람의 조각

신구 스스무 씨

1937년, 오사카 도요나카시에서 태어난 그는,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였다고 합니다.


유년기 시절을 되돌아보며 그는, “어머니는 교육열이 높고 나를 그림의 천재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친척인 고이소 료헤이(일본의 화가)는 ‘그렇게 잘 그리는 편도 아니고 머지않아 야구 같은 거라도 하러 밖에서 놀거야’라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그런 친척의 말과는 다르게 질리지 않고 그림을 그려온 스스무 씨는 도쿄예술대학에서 유화를 배우게 됩니다.


유화의 길에서 조각의 길을 걷게 된 것은 6년간의 이탈리아 유학이 계기였습니다. 1960년대의 이탈리아는 미국에서 새로운 영화 문화와 최신 유행 예술이 물밀듯 밀려오던 시기로서, 전통과 아방가르드가 혼합된 분위기에 둘러싸인 시기였습니다.

그런 자유와 에너지 넘치는 분위기 속에서 유화를 그리고 있었던 그는, “점점 사각 캔버스에 얽매여 그림을 그리는 것에 질리기 시작했다.”라고 합니다.


이윽고 자연 속의 “바람의 모양이나 메커니즘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라는 신구 스스무 씨는, 지금까지 유화로 표현해 왔던 이미지를 바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조각으로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연한 만남에서 탄생한 야외 뮤지엄


그런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효고현 산다시에 위치한 바람의 뮤지엄입니다.


효고현 아리마 후지 공원의 북쪽에 있으며, 고베시와 오사카에서 차로 약 1시간 거리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크고 작은 언덕과 연못, 잔디가 자라고 있는 이곳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원으로써 인기입니다.



차로 30분 정도 더 가면, ‘조카마치’(일본 전국시대 이후로 영주의 거점인 성을 중심으로 형성된 도시)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단바사사야마시’가 있습니다. 지역 주민이 극찬하는 벚꽃 명소 ‘도노의 벚꽃’ 등, 일본의 아름다운 풍경 또한 이 지역의 매력입니다.


휴게시설인 “바람의 암자”에는 신구 씨의 그림책과 서적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바람의 뮤지엄은 ‘미술관’으로 불리지만, 작품은 모두 야외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산다에 공방을 둔 신구 씨는 어느 날, 공원을 산책하던 도중에 이 장소를 발견하여 야외 미술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합니다. 조각을 설치하는 것만 아니라 아이들을 위해 음악회나 연극회도 할 수 있는 문화 예술의 거점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미술관이나 전시회에 전시된 것만이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만, 그렇지 않은 예술 작품의 전시 방법을 보여주는 것이 바람의 뮤지엄의 존재 이유입니다.”


[사토야마 풍차] (2009년)

정식 허가를 받은 2014년에 풍력 발전소인 [사토야마 풍차]와 바람에 의해 움직이는 12점의 조각을 효고현에 기증함으로써 바람의 뮤지엄을 오픈했습니다.

 



사람과 자연과 예술이 하나가 되는 장소

[별자리] (1986년)

“자연스럽게 자라난 나무와 같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라는 생각에서, 잡목림이나 물가의 풍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작품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모든 이가 작품의 주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게 작품의 주위에 울타리나 기반석이 없는 것도 바람의 뮤지엄의 특징입니다.


인간과 자연과 예술 작품의 거리가 이토록 가깝고, 하나 된 느낌을 주는 미술관은 세계에서도 보기 드물 것입니다. 예술가인 신구 스스무의 이상이 담긴 기적과도 같은 미술관입니다.


[바람의 론드] (2014년) 바람의 뮤지엄의 오픈을 기념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자연과 상호작용하는 작품은 계절이나 날씨,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빛을 반사하는 금속제 작품은 태양의 빛과 그림자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을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바람의결정] (1986년)

 

신구 씨는 자신의 작품을“눈에 보이지 않는 자연의 에너지를 보여 주는 장치”라고 설명합니다. 


“인간의 삶을 우주에서 바라본다면, 우리의 삶은 땅에 가장 가까이 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그곳에 서 있을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지구의 중력이 있으므로,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우리들의 주위에는 공기나 중력이라는 거대한 지구의 에너지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저는 작품을 통해서 그것들을 눈에 보이게 하는 것입니다.”


지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자연의 모습을 관찰하여 만든 작품들은 우리들이 살고 있는 행성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우주가 얼마나 넓은지, 그리고 우리들이 그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산다에 찾아온 우주인, ‘산다리노’

바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산다리노’ 기념비

2023년 바람의 뮤지엄에 새로운 작품이 전시되었습니다. 그것은 신구 씨가 창작한 캐릭터 “산다리노”기념비 입니다.


이탈리아어로 “샌들”과 기념비가 있는 “산다시”에서 그 이름을 딴, ‘산다리노’는 번개와 함께 지구에 떨어진 우주인이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샌들을 가장 좋아하는 ‘산다리노’는 화려한 샌들을 신고 있습니다

1990년부터 산다시에서 공방을 운영한 그는, 많은 사람에게 이곳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서 산다리노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리고 미래의 아이들에게도 계속해서 사랑받는 캐릭터를 위해 그림책을 출판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바람의 뮤지엄에서는 산다리노와 아이들을 주역으로 하는 퍼포먼스도 개최하고 있다고 합니다.


항상 가지고 다니는 아이디어 노트의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마치 하나의 작품과 같습니다.

그는 조각, 그림책, 무대 제작 등, 폭넓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자기표현을 하는 것이 예술가라고 한다면, 저는 예술가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저는 자기표현이 아닌, 자신이 살고 있는 지구와 우주를 표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외부로 시선을 돌리면 표현의 폭이 점점 넓어집니다.”




오사카, 관서 지방에서 만날 수 있는 바람의 조각품

[바람의 만화경] (1992년)

신구 씨의 작품은 일반 도시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오사카와 고베시에서 볼 수 있는 작품을 이 기사에서 짧게 소개하겠습니다.


[바람의 만화경] (1992년)

특히 주목할 만한 작품은 오사카시 기타구에 있는 [바람의 만화경] (1992년)입니다.

(주) 브레인 센터의 사옥으로, 신구 씨가 직접 설계한 세계에서 유일한 건축 작품입니다.


볼록 거울에 비치는, 음계처럼 보이는 오브제 (중앙)

예술과 건축물이 융합된 이 건물의 1층에 설치된 볼록 거울을 들여다보면, 회전 계단이 마치, 하늘을 향해 뻗은 도레미 음계처럼 보이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현재에도 사옥으로서 이용되고 있으므로 2층 이상의 출입은 금지되고 있습니다.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효고현립 미술관에 있는 [아득한 리듬] (1979년)이나, 히로시마현의 이구치 섬 해변에 전시되어 있는 [파도의 날개] (1991년)는, 바다 경치와의 조화가 감상 포인트입니다.


[태양의 초상] (1997년)

오사카 기타구에 있는 [태양의 초상] (1997년)은 고층빌딩 사이에 위치한 작품으로, 전시된 니시우메다 공원 또한 신구 씨의 작품입니다.


덴포잔 인어상 광장에 있는 [파도의 기억] (1994년)

그 밖에도 건축가인 ‘렌초 피아노’가 설계한 간사이 국제 공항이나, 구 산토리 뮤지엄에 있는 덴포잔 인어상 공원 등, 전국 각지에 그의 명작이 전시되어 있으니 꼭 방문해 보시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신구 스스무 86세, 시작점에 서다.

취재 중 그는 86세를 맞이하여, 인생의 카운트 다운에 접어들었다고 말함과 동시에, 머릿속에서는 매일매일 새로운 아이디어가 넘치고 있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세계 각지를 방문하고 다양한 창작활동을 해 온 자신의 인생을 “좋은 준비 운동”이었다고 회상하였습니다.

“지금, 아주 좋은 시작점에 서 있는 기분”이라고 말하며 미소를 보이는 신구 스스무 씨는 미래만을 바라보는 소년과도 같았습니다.


바람과 같이 가볍고 부드러우며, 자유롭게 어디라도 나아갈 듯한 예술가 신구 스스무는 앞으로 어떠한 작품을 우리에게 보여줄까요? 앞으로도 그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신구 스스무의 바람의 뮤지엄” 뮤지엄 정보

주소

산다시 닌지 968 아리마 후지 공생 센터의 옆

전화번호

079-562-3040

오는 길

【차로 오실 경우】

현립 아리마 후지 공원 센터에서 산다시립 아리마 후지 공생 센터까지 약 10분

산노미야, 오사카, 히메지 방면에서

쥬고쿠 자동차 도로 ‘고베 산다 IC’에서 산다시립 아리마 후지 공생 센터까지 약 20분 

후쿠치야마시 방면에서

마이즈루와카사 자동차 도로’산다 니시 IC’에서 산다시립 아리마 후지 공생 센터까지 약 20분

【전철, 버스를 이용하실 경우】

JR 산다역 북쪽 출구에 있는 신키 버스 20번 ‘산다역(기타구치)’정류장에서 승차, 닌지 정류장(약 12분 거리)에서 하차 후, 도보 약 15분 거리

오사카 방면에서

JR오사카 역에서 JR산다 역까지 약 40분

산노미야, 히메지 방면에서

JR 산노미야 역에서 JR산다 역까지 약 55분 (JR 아마가사키 역 경유)

한큐 고베 산노미야에서 JR산다 역까지 약 55분 (니시노미야키타구치 역, JR 다카라즈카 역을 경유)

고베시 지하철 산노미야 역에서 JR 산다 역까지 약 55분 (다니가미 역을 경유)

운영 시간

9:00〜17:00

입장료

무료

참고사항

산다시립 아리마 후지 공생 센터에 무료 주차장이 있습니다.

공식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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